면허를 따고 7년을 한 번도 운전하지 않았습니다. 지하철이 발달한 강남에서 살다 보니 굳이 운전할 필요를 못 느꼈거든요. 하지만 작년에 남편 직장이 바뀌면서 일산으로 이사를 오게 됐어요. 처음에는 "여기도 버스 많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일산 교통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일산에 와서 가장 충격받은 건 지하철 간격이었어요. 서울처럼 3~5분 간격이 아니라 15분 간격이거든요. 특히 대자동과 행주동 쪽으로 나가려면 환승도 많고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남편이 "이제는 운전 배워야 한다"고 자꾸 말했는데, 저는 7년 안 탄 것도 무서운데 차선 변경, 좌회전... 이런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했거든요.
방문운전연수를 찾게 된 건 편의점 심야 알바생 때문이었습니다 ㅋㅋ 애 보는 엄마가 혼자 차를 운전해서 밤 일을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아이가 밤에 잠들고 나면 이른 아침에라도 뭔가 일을 해야 했는데, 대중교통으로는 시간이 안 나왔거든요. 그때 친구가 "그냥 운전연수 받아. 비용도 별로 안 들고, 집에서 받으니까 편해"라고 해줬습니다.
일산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해보니 가격이 다양했어요. 5시간부터 15시간까지 여러 패키지가 있었는데, 나는 3일에 걸친 9시간 패키지를 선택했습니다. 비용은 약 38만원이었는데,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7년을 탈출해야 하는데 그정도 투자는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첫 번째 수업은 내심을 많이 들었습니다. 집 근처 일산 행주동 골목길에서 시작했는데, 핸들잡는 손이 떨렸어요 ㅠㅠ 강사분(박 강사)이 "7년을 안 타신 분들 많아요. 천천히 시작하면 됩니다"라고 진정시켜주셨습니다. 처음엔 행주동 주택가의 좁은 도로에서 천천히 직진만 연습했어요. 10분 정도 후에 감이 조금 오기 시작했습니다.
1일차의 가장 무서웠던 부분은 신호등 앞에서 정차하는 것이었습니다. 신호등에 접근할 때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하지 못해서 휙 멈추거나, 아니면 너무 천천히 가서 신호를 놓칠 뻔했거든요. 박 강사가 "신호까지 20미터 정도 남으면 서서히 발을 떼기 시작하세요. 급하게 밟으면 안 돼요"라고 여러 번 반복해주셨습니다. 이 팁이 정말 유용했어요.

2일차에는 지하주차장 공포와의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일산 대자동 근처 마트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는데, 입구 경사로부터 가슴이 철렁했어요. 천장이 낮은 건 아닌데, 심리적으로 엄청 무서웠거든요. 박 강사가 "천천히 가면 됩니다. 입장할 때 핸들은 곧게 유지하고, 경사로에서는 기어를 D에 유지하세요"라고 했습니다. 처음 입장할 때는 정말 떨렸지만, 5번 정도 반복하니 익숙해졌어요.
지하주차장 안에서의 회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우회전할 때 차 크기 감각을 못 잡겠더라고요... 몇 번 가장자리에 휙휙 닿을 뻔했는데, 박 강사가 "사이드미러를 보세요. 미러에 기둥이 안 보이면 괜찮은 거예요. 그리고 천천히 회전하세요"라고 짚어주셨습니다. 이 조언 덕분에 조금씩 나아졌어요.
2일차 마무리에는 실제 지하주차장에서 자리를 찾아 후진주차를 했습니다. 마주 보는 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후진할 때 우측 미러에 다른 차가 너무 가까워서 정말 무서웠거든요. 박 강사가 "손에 힘을 빼고 천천히만 해보세요.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계속 말씀해주셨어요. 결국 5번만에 주차에 성공했고, 이때 느낀 성취감이 정말 컸습니다.
3일차는 종합 체크 날이었습니다. 행주동과 대자동을 왕복하면서 신호 대기, 차선변경, 회전, 주차 이 모든 걸 한 번에 연습했어요. 특히 행주동에서 대자동으로 나가는 큰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맞은편 차들이 지나가고, 보행자도 있고... 박 강사가 "맞은편 차가 멈췄으니까 가셔도 돼요. 하지만 천천히, 정말 천천히"라고 했습니다.
3일차 마무리 때 박 강사가 "7년 동안 안 타신 분이 3일 만에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처음엔 더 조심스럽게, 나중에는 자신감 있게 다니시면 돼요"라고 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정말 눈물이 났어요 ㅠㅠ 비로소 내가 운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9시간 비용이 38만원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저렴한 투자였습니다. 택시비로 계산하면 충분히 회수할 수 있는 비용이거든요. 게다가 이제 일산에서 대자동, 행주동 이곳저곳을 혼자 다닐 수 있게 된 거니까, 자유도가 엄청 커졌습니다.
지금은 연수 끝낸 지 3주째인데,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가까운 곳(행주동 근처)부터 시작했는데, 이제는 일산에서 서울로도 나가고 있어요. 지하주차장도 처음처럼 무섭지 않고, 신호등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멈춥니다. 7년의 공포가 단 3일 9시간 만에 해소된 것 같아요. 내돈내산 정말 감사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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