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3년을 거의 운전하지 않았습니다. 운전하기 싫었던 건 아니었는데, 회사가 강남역이고 집도 서울이다 보니 꼭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올해 본사가 경기 지역으로 이전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어요. 지하철과 버스로는 한 시간 반이 걸리는데, 차로는 30분이었거든요.
처음에는 남편에게 차를 빌려달라고 했는데, 회사 동료가 "그럼 남편도 불편하지 않냐"고 말해주면서 내가 운전을 다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년을 안 탔으니 거의 처음 배우는 것 같았어요 ㅋㅋ 친구한테 추천을 받아 초보운전연수를 알아봤습니다.
온라인으로 업체를 찾다 보니 엄청 많았어요.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는데, 보통 3일에 8시간 정도에 30~35만원, 4일에 12시간에 40~50만원 정도였습니다. 나는 4일 코스 42만원짜리를 선택했는데, 이유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심리적 안정감이 생길 것 같았거든요. 예약할 때 "역주행 공포가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부분을 특별히 신경 써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첫날(1일차) 오전에 교육장 강사분과 만났습니다. 강사는 진 강사분이셨는데, 초보자들만 많이 봤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놓였어요. 처음 시간은 좌석 조정, 미러 조정, 브레이크와 엑셀 감각 같은 기초를 다뤘습니다. 3년을 안 탔다고 하니까 "다시 배운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강의장 뒤 주차장에서 30분 정도 전진주차와 후진주차를 연습했습니다. 후진주차가 정말 어려웠어요... 거울을 봐야 하는데 정확히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서 계속 실수했거든요. 진 강사가 "우측 사이드미러에 흰 선이 중앙에 보이면 그때 핸들을 꺾으세요"라고 정확하게 가르쳐주셨는데, 이 하나의 팁이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오후에는 내유동 쪽의 작은 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좁은 도로인데 차들이 많지 않아서 좋았어요. 처음엔 직진만 했는데, 이것도 어려웠습니다. 속도 조절이 잘 안 되더라고요. 30km/h를 유지해야 하는데 계속 50km/h 이상으로 나갔거든요. 진 강사가 "엑셀을 떼고 가세요. 밟지만 말고. 차는 알아서 굴러갑니다"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이것도 정말 효과적이었어요.
2일차는 중산동 쪽으로 나갔습니다. 조금 더 큰 도로에서 신호 대기와 출발 연습을 했어요. 신호등에 정차하는 게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너무 급하게 멈추거나 너무 천천히 가다가 신호를 놓쳤거든요. 진 강사가 "신호까지 거리가 보이면 발을 떼기 시작하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멈춰요"라고 여러 번 반복해주셨습니다. 이렇게 40분 정도 연습하니까 조금 나아졌어요.
2일차 가장 무서웠던 부분은 좌회전이었습니다. 역주행 공포 때문에 더 그래서, 신호가 초록색이 되면 진짜 떨렸거든요. 맞은편 차들이 지나가고, 보행자도 있고... 진 강사가 "맞은편 빨간불이 될 때 좌회전하세요. 급할 필요 없어요. 천천히, 정말 천천히"라고 계속 말씀해주셨습니다. 처음엔 5초 정도 기다렸는데(신호가 충분히 초록색인데도), 점점 자신감이 생겼어요.
3일차에는 내유동에서 중산동으로 왕복하는 코스를 했습니다. 차선변경도 배웠는데, 이게 또 어려웠어요 ㅠㅠ 옆을 봐야 하는데 거울도 봐야 하고, 신호도 켜야 하고... 동시에 여러 개를 처리해야 해서 정신없었거든요. 진 강사가 "먼저 신호를 켜세요. 그 다음에 시간을 갖고 거울을 보세요. 마지막에 옆을 보고 천천히 나가세요"라고 순서를 정확히 가르쳐주셨습니다. 이렇게 단계별로 나누니까 훨씬 수월했어요.

3일차 오후에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주차장이 복잡했어요. 통로도 좁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도 있고... 처음엔 정말 조심스럽게 다녔습니다. 주차 공간을 찾을 때도 조심했는데, 겨우 찾은 자리도 기울어져 있었어요. 진 강사가 "괜찮아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라고 격려해주셨고, 3번 만에 주차에 성공했습니다.
4일차(마지막 날)는 종합 평가 같은 날이었어요. 내유동과 중산동을 여러 번 왕복하면서 신호 대기, 차선변경, 좌회전 이 모든 걸 한 번에 했습니다. 처음 시간엔 조금 떨렸지만, 3시간쯤 되니까 어느 정도 감이 왔어요. 진 강사가 "처음보다 많이 좋아지셨어요. 특히 좌회전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내가 정한 목표지점(회사까지의 경로)을 한 번 운전했어요. 회사까지 실제로 다니는 경로를 따라가보는 거였거든요. 신호도 많고, 차선도 복잡했지만, 진 강사가 옆에 있어서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도착했을 때 진 강사가 "이제 충분합니다. 조심스럽게 혼자 다니면 됩니다"라고 해주셨을 때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4일, 12시간 코스에 42만원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3일 코스보다 하루를 더 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했거든요. 처음엔 42만원이 비싼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출퇴근 3주치 버스비보다 싸네요.
지금은 연수 끝낸 지 2주가 됐는데, 매일 회사에 운전해 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경로도 헤매고, 신호도 자주 놓치고 그랬는데 지금은 거의 자동으로 움직여요. 역주행 공포도 많이 해소됐습니다. 3년의 공백을 4일 만에 채워낸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합니다. 초보분들께 강력 추천하는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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