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고 3년, 저는 한 번도 운전을 혼자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남편이 출퇴근할 때 차를 가져가고, 제가 필요할 때는 남편이 데려다주거나 택시를 탔거든요. 처음에는 '내가 운전하는 것보다 차라리 남편이 하는 게 낫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의존적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지난겨울이었습니다. 밤 11시쯤 아이가 갑자기 열이 39도가 넘었거든요. 남편은 인천 출장 중이었고, 부모님 집도 멀었습니다. 119에 전화하려다가 일단 병원이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택시를 부르려고 해도 밤이라 20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 20분이 정말 길었어요. 아이가 계속 앓는데 내가 운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습니다.
그날 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고, 진짜 감기였습니다.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왔을 때 저는 '나 운전 배우기로 했어' 라고 바로 선언했어요 ㅋㅋ 남편도 '그래, 이제 배우자' 하더라고요. 사실 남편은 제가 운전하는 걸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출퇴근은 혼자 가는데, 주말에는 제가 운전하면 좀 더 편하니까요.
일산에서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정말 많은 업체가 있었습니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었는데, 대략 10시간에 35만원에서 50만원 사이였어요. 저는 12시간 코스를 선택했는데,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운전해야 할 상황도 많을 것 같았거든요. 업체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건 방문으로 와줄 수 있는지였습니다. 아이 때문에 따로 어디 가기가 어려우니까요.

일산 송포동 근처의 한 업체를 최종 선택했고, 비용은 12시간에 48만원이었습니다. 내돈내산으로 조금씩 저축했던 돈을 써가지고 예약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첫째 날은 아침 10시에 선생님이 우리 집에 오셨습니다. 처음에는 차에 타는 것 자체가 무서웠는데, 선생님이 '천천히 시작할게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라고 말씀해주셔서 조금 안심이 됐어요. 일산 송포동 아파트 단지 골목길에서 30분 정도 감을 잡았습니다. 핸들을 처음 잡으니까 힘도 굉장히 들었고, 직진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일산 고양동 쪽으로 나와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연습했어요. 속도를 내는 게 제일 무서웠는데, 선생님이 '시속 40킬로 정도에서 편하신 느낌을 찾으세요' 라고 해주셔서 그 속도에서 계속 연습했습니다. 신호등 몇 개 통과하고, 차선변경도 처음 시도했는데 옆 차 때문에 자꾸 브레이크를 밟게 되더라고요.
둘째 날은 주차 연습이 주가 되었습니다. 일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으로 갔는데, 정면 주차부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양쪽 거리를 너무 크게 재려는 실수를 했는데, 선생님이 웃으면서 '걱정하지 마세요, 차이는 생각보다 크거든요' 라고 하셨습니다. 정면 주차를 3번 정도 성공하니까 그 다음에는 후진 주차를 배웠어요. ㅠㅠ 후진 주차는 진짜 어려웠습니다.
후진할 때 사이드미러로 거리를 판단해야 하는데, 감이 안 오더라고요. 선생님이 '오른쪽 미러에 흰 선이 중간 정도 보이면 핸들을 싹 꺾으세요' 라고 구체적으로 알려주셨고, 5번 정도 반복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팍팍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산 고양동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주차 연습을 했어요. 자기 집에서 주차하는 거라 더 신경이 쓰였는데, 선생님이 옆에서 '괜찮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라고 계속 격려해주셨습니다.

셋째 날 오전에는 일산의 좀 더 복잡한 도로를 연습했습니다. 지하철역 근처 교차로에서 좌회전도 여러 번 했고, 우회전도 해봤어요. 좌회전할 때 맞은편 차량과의 거리감을 못 잡아서 깜빡이를 켜고도 움직이지 못했는데, 선생님이 '맞은편 차가 완전히 멈췄을 때, 네 차의 앞부분이 센터라인을 넘는 순간 가세요' 라고 정확하게 알려주셨습니다. 그 팁을 받으니까 신호 통과가 훨씬 수월해졌어요.
셋째 날 오후에는 실제로 아이 병원을 가는 코스로 운전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출발해서 일산의 소아과, 약국,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30분짜리 코스였는데, 혼자 이 코스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안심이 될 것 같았어요. 신호도 많고, 골목길도 있고, 주차장도 있는 현실적인 코스였거든요. 처음에는 떨렸지만 선생님이 옆에서 '여기서 깜빡이 먼저 켜고, 천천히 꺾으세요' 이렇게 계속 가이드해주셔서 무사히 마쳤습니다.
넷째 날은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3시간을 남겨두고 마지막 정리 운전을 했는데, 선생님이 제 약점인 좌회전을 집중적으로 봐주셨어요. 그날은 정말 느낌이 달랐습니다. 손도 덜 떨렸고, 신호 판단도 빨라졌고, 아이도 뒤에서 편히 자고 있었어요. 마지막에 수업을 끝낼 때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니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더 주의하시고 천천히 다니세요'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에 정말 뿌듯했습니다.
12시간, 48만원의 수강료는 처음에는 좀 비싼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이건 진짜 값진 투자였어요. 아이가 밤에 고열이 나도 더 이상 택시를 기다릴 필요가 없거든요. 남편이 출장 가도 아무 문제가 없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 경험이 정말 귀했습니다.
지금은 연수를 받은 지 한 달이 되었는데, 거의 매일 운전합니다. 아이 유치원 등원은 물론, 마트도 혼자 가고, 지난주에는 처음으로 친정엄마 집까지 혼자 운전해서 갔어요. 처음에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운전했지만, 이제는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로, 정말 받길 잘한 연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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