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10년이 지났습니다. 운전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처음에는 곧 운전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10년이 되어버렸습니다. 10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였거든요. 바로 트럭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옆에 큰 화물차가 지나가기만 해도 온몸이 굳고 손에 땀이 났거든요.
고속도로는 손도 못 댔습니다. 친구들이 "그냥 타봐" 라고 해도 큰 화물차가 옆을 지나갈 생각만 하면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피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작년에 일산 화정동에 새로 생긴 회사에 취직했거든요. 처음 면접 때 회사는 좋았는데 출퇴근 걱정이 생겼습니다. 매일 남편한테 태워달라고 할 수도 없고, 카풀도 구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렇게 일 년을 다니면서 계속 남편 차를 얻어 탔습니다. 남편도 처음엔 괜찮다고 했지만 점점 짜증이 났던 것 같습니다. 지난달에 남편이 "진짜 운전 배워야 하지 않아?" 라고 했을 때 깨달았어요.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걸 말이죠. 결국 운전을 배워야 한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일산에서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처음엔 이렇게 많은 업체가 있는지 몰랐어요. 가격도 천차만별이었거든요. 10시간 기준으로 대략 35만원에서 50만원 사이를 오갔습니다. 저는 자차로 연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았습니다. 어차피 내 차로 다닐 건데 내 차에 익숙해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찾은 곳이 일산에 있는 방문운전연수 업체였습니다. 전화로 상담했을 때 3일 10시간 코스가 42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엔 좀 비싸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10년 동안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내가 못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습니다. 결국 바로 예약을 잡았거든요.

1일차는 일산 화정동 집 근처에서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오셨을 때 손이 떨렸어요. ㅠㅠ 하지만 선생님이 "처음엔 다들 이래요. 괜찮습니다" 라고 말씀해주셔서 조금 안심했습니다. 먼저 핸들을 다시 잡는 감각부터 배웠는데, 10년을 안 했다고 해서 손을 어느 정도 힘으로 잡아야 하는지, 팔은 어느 각도로 구부려야 하는지 다 기억이 안 났거든요.
선생님이 처음부터 기초를 다지겠다고 하셔서 더 안심했습니다. 동네 도로에서 30분 정도 기본 조작을 연습한 후 일산 북측 간선도로로 나갔습니다. 사실 이 도로를 선택한 이유가 트럭을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거든요. 차라리 처음부터 두려운 상황에 노출되자 싶었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의도한 대로 트럭을 만났습니다. 옆 차선에서 타이어가 엄청 큰 화물차가 내 뒤에 붙더니만 서서히 추월하기 시작했거든요. 차가 큰 만큼 옆에서 보니까 내 차는 정말 작아 보였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손잡이를 꽉 잡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괜찮습니다, 깊게 숨 쉬세요. 큰 차는 더 조심히 움직이니까 안 걱정하셔도 됩니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한마디가 정말 컸습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게 다 이유 없는 공포는 아니라는 걸 알려주신 거거든요. 선생님이 차근차근 설명해주셨습니다. 왜 트럭이 무서울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왜 큰 차일수록 천천히 움직이는지 말이에요. 시야의 제약도, 제동거리도, 무게 때문에 가속과 감속의 시간차도 모두 설명해주셨거든요. 그렇게 설명을 들으니까 오히려 큰 차가 더 예측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일차에는 본격적으로 트럭이 많은 도로에서 연습했습니다. 일산 화정동에서 출발해 신원동 방향 도로로 나갔는데, 그 길이 대형차가 정말 많더라고요. 처음 30분은 여전히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같은 환경에 자꾸 노출되다 보니 조금씩 담담해지기 시작했거든요. 처음엔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숨을 참았는데, 10번 정도 지나가니까 이게 정상적인 일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선생님이 중요한 팁을 하나 알려주셨어요. "옆에 큰 차 있으면 차선변경하지 마세요. 그냥 속도 유지하고 먼저 지나가게 해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이건 정말 게임 체인저였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거든요. 나는 트럭을 이기려고 했던 게 아니라, 트럭과 같은 길을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던 거였습니다. 그 후로 틀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트럭은 적이 아니라 같은 도로의 동료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일 차 후반부에는 주차도 연습했습니다. 일산 화정동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이었는데, 폭이 좁은 자리에 차를 넣어야 했거든요. 주차도 처음이고 트럭 공포도 있으니까 초반에는 정말 떨렸습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차이 너무 기울어진 채로 들어가서 빼고 다시 했습니다. 두 번째도 마찬가지였어요. 세 번째도 실패했을 때는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ㅠㅠ 하지만 선생님이 포기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각도를 계산해 주셨습니다. "스티어링 휠을 여기까지만 꺾고, 여기서 다시 펴세요" 라고 정확한 지점을 말씀해주셨거든요. 네 번째 시도에서는 한 번에 성공했어요.
3일차가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이번엔 고속도로 가는 길을 연습했어요. 손이 떨리긴 했지만 10년 전의 그 공포는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이 "1일차부터 비교하면 이미 엄청 발전하셨어요"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 뭔가 뭉클했어요. 나 자신도 몰랐던 변화를 선생님이 봐주신 거거든요.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부근에서 몇 번 연습했는데, 여기서도 트럭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아, 저 큰 차가 조심히 움직이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3일 과정을 마친 후 2주일이 지났습니다. 내 차로 회사 가는 길을 매일 운전하고 있어요. 고속도로는 아직 조금 조심스럽지만, 일산 화정동 근처 도로들은 이제 혼자서도 충분히 운전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주에는 일산 신원동에 있는 친구 집까지도 혼자 운전해서 갔거든요. 내돈내산 솔직 후기이지만, 이것만큼 값진 투자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남편도 "정말 잘했다" 라고 말해줬거든요. 아이들도 이제 엄마가 운전하는 걸 보고 자랄 텐데 그것도 좋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선생님이 내 두려움을 이해해주셨다는 거였어요. 남편이나 친구들은 "그게 뭐 하는 소리, 그냥 운전하면 돼" 라고만 했는데, 선생님은 이 공포가 합리적이라고,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내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벌써 반은 이긴 거였던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강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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