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이가 태어난 지 이제 4년이 되는데, 아직도 마트를 혼자 가본 적이 없습니다. 면허는 따놨지만 운전을 처음 한 지가 6년 전이라서 너무 오래되었거든요. 남편은 항상 회사에서 바빴고, 저는 아이들 셋을 집에서만 봤습니다.
면허 따고 처음 6개월 정도는 남편이 자꾸 태우겠다고 했는데, 저는 겁이 너무 많아서 계속 거절했어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운전하지 않는 게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장난감도 많아지고 음식도 필요했는데, 항상 남편한테 마트 와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올해 들어서 남편이 저녁 회식이 자꾸 많아졌어요. 회식이 있는 날 저녁 7시쯤에 집에 없으니까, 아이들 저녁 밥을 준비하려고 해도 먹을 게 없었습니다. 그날 정말 아이들한테 미안했거든요. 아이들이 배고파 하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 다음날 바로 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일산 지역에 운전연수 업체가 정말 많았어요. 처음엔 학원 같은 곳도 봤는데, 저는 자차운전연수가 좋겠다 싶었습니다. 어차피 내 차로 다니는데, 내 차 감을 익혀야 할 것 같았거든요. 일산 중산동 근처 여러 곳에 전화했는데, 한 업체를 고르기까지 거의 2시간을 고민했습니다 ㅋㅋ
가격은 3일 10시간 기준 40만원이라고 했어요. 처음엔 좀 비싸다 싶었는데, 매일 택시 타고 남편 시간 뺏는 것 생각하면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예약은 그 주 수요일에 잡았고, 목요일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를 남기기 위해 결심했어요.

1일차는 정말 떨렸습니다. 오전 10시에 강사분이 집에 오셨는데, 처음 뵈니까 더 떨렸어요. 선생님이 편하세요, 이 정도 타이트한 느낌이 정상이에요, 몇 번 하다 보면 금방입니다 하고 웃어주셨습니다. 일산 중산동 집 앞 이면도로에서 30분간 기초를 다졌습니다.
엔진 켜는 법부터 시작했어요. 손이 떨려서 키를 꽂는데도 좀 걸렸습니다 ㅠㅠ 선생님이 옆에서 깜빡이 먼저 켜고 천천히 출발하세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순서가 정말 헷갈렸습니다. 그래도 차가 앞으로 나가는 순간 그 감각이 살아나더라고요. 6년 전 그 느낌이 어렴풋이 돌아왔습니다.
오후에는 일산 중산동을 넘어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가 있는 곳에서 차를 멈추고 시작하는 연습을 했어요. 처음엔 너무 갑자기 멈춰서 선생님도 깜짝 놀라셨습니다 ㅋㅋ 선생님이 천천히 브레이크 밟으면 돼요 하셔서, 차가 부드럽게 멈추도록 의식했습니다. 그렇게 해보니 정말 달랐어요.
2일차는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저는 평행주차도 못 하는데 일반 주차도 자신 없었거든요. 일산 중산동 근처 큰 마트 지하주차장을 찾아갔어요. 처음엔 주차 칸이 너무 좁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흰 줄이 보일 때 핸들을 꺾으세요 라고 하셨는데 그게 정확히 언제인지 감이 안 잡혔어요. 3번을 빼고 다시 들어갔습니다.
네 번째 시도에서 드디어 들어갔어요. 엉망이긴 했지만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이 좋습니다, 이제 이 감을 기억하세요 라고 해주셨고, 그 이후로 5번을 더 했습니다. 5번째는 좀 나아졌고, 10번째쯤엔 거의 한 번에 들어갔습니다. 주차 감을 익히는 데 진짜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시간이 지금 생각해도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오후엔 신호 많은 도로를 집으로 돌아오는 길로 잡았어요. 일산 중산동 쪽 좀 복잡한 도로들이었는데, 차선도 많고 신호도 많았습니다. 좌회전이 제일 어려웠어요. 선생님이 맞은편 차가 모두 멈췄을 때 출발하세요, 그리고 왼쪽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첫 번째는 차가 왔을 때 출발했어요 ㅠㅠ 선생님이 깜짝 놀라셨습니다. 하지만 크게 혼내시지 않고 이렇게 한 번 경험하는 게 중요합니다 라고 하셔서 마음을 놨어요.
3일차는 정말 의미 있었습니다. 그날 목표는 제가 자주 가는 마트까지 혼자 운전해서 가는 것이었어요. 일산 중산동 집에서 출발해서 일산 주교동 쪽 대형마트까지 가는 코스였습니다. 선생님이 옆에 있긴 했지만, 이제는 좀 내가 주도적으로 가야 했거든요. 처음엔 정말 떨렸어요. 신호도 깜박이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마트에 도착했을 때 선생님이 좋습니다, 이제 주차해보세요 라고 했습니다. 평행주차는 아니고 일반 주차였는데, 그래도 긴장했어요. 사이드미러를 보고 천천히 들어갔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왈칵 나왔어요. 선생님이 아, 이렇게 기뻐하시니까 저도 기네요 하고 웃으셨습니다. 3시간 정도 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다시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마트 가서 장을 보고 혼자 운전해서 집에 왔어요. 아이들이 엄마가 사온 물건들을 보고 진짜 좋아했습니다. 엄마가 혼자 왔어? 라고 물어봤어요. 응, 엄마가 혼자 운전해서 왔어 라고 했을 때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이 안 됩니다. 3일간 40만원을 들였지만, 그 느낌값은 훨씬 더 컸어요.
연수 끝난 지 이제 3주가 되는데, 저는 일주일에 3번쯤 마트를 갑니다.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마트도 가고, 때론 혼자만 잠깐 다녀옵니다. 지난주에는 아이들을 잠깐 할머니 집에 맡기고 친구들을 만나러 카페도 혼자 갔어요. 완전히 달라진 삶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도 엄마가 운전한다는 게 신기한가 봐요. 차 탈 때마다 엄마 운전이 좋아 라고 해줍니다. 내돈내산이었지만 정말 잘 썼다는 생각이 들어요. 면허는 6년 전에 따놨지만, 지금 더 나은 엄마가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의 분들이 있다면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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